학교를 움직이는 따뜻한 손길 – 방학 중에도 멈추지 않는 조리사님의 이야기
- 작성자 :발전기금
- 등록일 :2025.07.21
- 조회수 :120
여름 방학에도 여전히 학교를 움직이게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방학 중에도 누군가의 식사를 준비하고, 다음 학기를 준비하며 학교의 ‘일상성’을 잇는 조리사님의 이야기입니다. 이 사람들의 따뜻한 손길은 멈추지 않습니다.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이며 학생과 교직원들의 한 끼를 책임지는 학관 1층 카페보나의 김성문 조리실장님을 만나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발전기금 기관동아리 가대사랑입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가대 구내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조리실장 김성문입니다.
Q. 카페보나는 학생들에게 항상 고마운 공간이에요. 보통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계시나요? 하루 일과도 함께 소개해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A. 저희는 방학 때 아침은 안 하고 점심, 저녁만 준비합니다. 식사 나가는 모든 조리, 위생관리 등을 맡고 있고, 주방에 있는 모든 것을 관할하고 있습니다. 물건이 많다 보니 전처리하고 정리하는 데 시간을 많이 쏟고 있고, 아침 6시부터 부지런히 움직여야지 점심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Q. 학생들이 붐비던 학기 중과 달리 여름방학 기간에는 식당 분위기가 많이 다를 것 같아요. 어떤 점에서 식당 분위기 변화를 크게 느끼시나요?
A. 일단, 학기 중하고 방학 중하고 음식하는 것 자체는 같습니다. 다른 점은 붐비는 분위기의 정도라고 볼 수 있는데, 학기 중에는 식사 줄이 쫙 서 있지만 방학 때는 줄이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에 일하는 강도가 다릅니다. 학기 중에는 세팅 및 준비도 많이 해놓고 차질 없이 준비하는데, 방학 중에는 준비 강도도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Q. 여름방학 중, 기억에 남는 따뜻한 장면이나 말이 있었다면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A. 여름방학 시작되고 나서, 한 교수님께서 여름에 너무 고생하신다고 크고 맛있는 수박 한 통을 주셨습니다. 점심시간에 다 같이 그 수박을 잘라 먹었는데, 그때 당시 너무 감사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순간이었어서 기억에 남습니다.
Q. 다음 학기 학생들을 맞이하기 위해 미리 준비하거나 고민하고 계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예를 들어 식단 구성, 식자재 준비, 새로운 메뉴 개발 등 어떤 부분에 신경을 쓰고 계신가요?
A. 일단, 부자재 발주 등은 담당 업무 분배되어 있고, 식단, 메뉴 선택은 점장님 함께 소통 및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다음 학기 학생들을 맞이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마음가짐 준비라고 생각해서 항상 마음가짐을 정돈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음가짐이 첫 번째, 그 외 정비 등은 점장님과 소통하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Q. 식당이라는 공간은 단순히 ‘밥을 먹는 곳’ 이상의 의미를 가진 것 같아요. 이 공간이 지닌 의미에 대해 조리사님께서는 어떻게 느끼시는지 궁금합니다.
A. 질문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식당이라는 공간은 밥 먹는 곳 이상의 의미를 가진 것 같습니다. 하루를 충전하게 하는 브레이크라고 생각하는데, 그동안 일하면서 못했던 얘기가 오갈 수도 있고, 밥을 먹으며 하루 충전하고 남은 일과를 마치게 하는 소중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Q. 혹시 ‘기부’, ’나눔’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오시면서 직접 기부하거나, 작은 나눔을 실천하신 기억이 있으시다면 들려주실 수 있나요?
A. 저는 결혼할 때부터 지금까지 기부, 나눔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국내외에서 작은 액수지만 기부를 진행하고 있는데, 나눔/기부는 의무감이 아니라 저보다 힘든 사람이 많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만큼의 나눔/기부는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3년 동안 진행하고 있고, 총 세 군데에 기부를 하고 있는데, 초록우산을 통해 아이들을 도와주고 있고, 사랑밭이라는 곳을 통해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국외로는 우물 파는 곳에 후원하고 있습니다.
* 초록우산 – https://www.childfund.or.kr/main.do
* 사랑밭 - https://www.withgo.or.kr/index.do
Q. 조리사님께서는 매일 식사를 통해 학생들에게 힘을 건네고 계신데, 이 일을 하시면서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느꼈던 순간이나, 특별히 보람을 느끼신 경험이 있을까요?
A. 일단, 아침에 출근할 때 ‘오늘 많은 사람들에게 밥을 해주러 나가는구나’ 하면서 그들에게 육체를 회복시킬 수 있게끔, 행복하게 만들 수 있게끔 해보자라는 마음가짐을 가지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구내식당에는 포스트잇을 통해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 있는데, 여기 포스트잇에 적혀 있는 여러 의견을 보고 구내식당 이용자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들을 통해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Q. ‘천원의 아침밥’ 프로그램에 대해 조리사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조리사님께서는 이 프로그램을 준비하시며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단순한 식사 제공을 넘어, 이 한 끼가 학생들에게 어떤 의미가 되었을 거라 느끼셨는지도 궁금합니다.
A. 일단, 아침을 하게 되면 참모님들도 그렇고 아침 일찍 준비를 하게 되는데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 일 끝나고 바로 점심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바쁜 하루가 시작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아침마다 줄 서 있는 모습을 보면 ‘천원의 아침밥’이 학생들에게 하루를 기쁘게 만드는 시작점이 되는구나를 느낍니다. 그리고 우리 학교에서 이런 의미 있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참 좋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조리사님의 마음을 학교에 전한다면 어떤 말씀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A. 저는 40대 중반인데, 학생들을 보면서 젊은 피와 열정, 순수함에서 나오는 기를 같이 받는 것 같습니다. 학교 내에서 볼 수 있는 자연을 벗 삼아 출근하고 있고, 학생들의 좋은 기운을 받아 저도 젊어지는 것 같아 감사합니다.
김성문 조리실장님께서는 묵묵히 학생들의 끼니를 책임지며 학교의 일상성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스스로 의무감이 아닌 당연하다는 생각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계신 조리실장님에게 깊은 존경심과 함께 큰 동기 부여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조리실장님의 따뜻한 손길과 마음 덕분에 우리 학교가 오늘도 멈추지 않고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바쁜 일과 속에서도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신 김성문 조리실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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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대사랑 14기 전동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