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대IN연 -홍천식당
- 작성자 :발전기금
- 등록일 :2025.03.20
- 조회수 :130
가대사랑은 지난 11일, 오랜 시간 동안 가톨릭대학교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우리 학교에 꾸준히 기부해 주신 ‘홍천식당’을 찾았다. 친절하게 맞아 주시는 사장님과 정겨운 식당의 풍경이 인상 깊었다. 그래서 사장님께서 우리 학교에 기부하시는 이유와 몸으로 느껴지는 학생들에 대한 애정이 더욱 궁금해졌다. 홍천식당에 대한 많은 의문과 궁금증, 그리고 사장님의 이야기까지 아래 인터뷰에 담아보았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홍천식당 사장 서순복이라고 합니다.
Q. 가게를 운영하신지 얼마나 되셨나요?
A. 30년이 넘은 것 같네요.
Q. 3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가게를 운영하시면서 단골손님도 많을 것 같은데요. 기억에 남는 손님이나 에피소드가 있으실까요?
A. 교수님들이 많이 찾아주세요. 교수님들께서 학생들에게 해주시는 말씀들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 배울 점이 많아서 그런 좋은 말씀을 해주시는 교수님들이 기억에 남아요. 학생 중에는 10년 정도 지났는데, 김현빈이라는 학생과 정말 부모 자식처럼 지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연락이 끊겨서 그 뒤로 연락할 방법이 없어요. 참, 서운하기도 하고, 그립기도 해요.
Q. 말씀에서 가톨릭대학교에 대한 애정이 정말 많이 느껴집니다. 이번뿐만 아니라 이전부터 꾸준히 가톨릭대학교에 기부하고 계세요. 가톨릭대학교 학생으로서 기부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애정이 있어도 꾸준히 기부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가톨릭대에 기부하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A. 특별한 이유는 우리 둘째 딸 때문이에요. 둘째 딸이 난소암 수술을 했었어요. 그때 우리 딸이 하는 말이. 우리가 가톨릭대학교 학생들 덕분에 먹고 사는 거니까 학생들을 위해 뭔가를 하면 어떠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방법을 고민하다가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기부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100만 원씩 기부했는데, 자꾸 어려운 사정이 생겨서 금액이 줄기도 하고, 많이 하지는 못했어요. 조금 창피하기도 하지만 부족해도 학생들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기부했습니다. 내가 이렇게 나누면 자녀들이 건강해질 것 같다는 믿음도 하나의 이유였어요.
Q. 여유로운 사람들도 기부를 쉽게 하지 못하는데 이렇게 기부와 나눔을 실천하시는 사장님이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사장님께서 생각하시는 ‘기부(또는 나눔)’의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제가 생각할 때는 나눔이라는 게 가진 것이 많아서 하는 건 아니에요. 적을수록 나누면 그 애틋함 같은 게 커질 때도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학생들이 공부하는 데 돈이 많이 들잖아요. 학생들을 보면서 저희 아이들 생각이 많이 나서 학생들이 다 잘 됐으면 좋겠고,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나눔의 시작인 것 같아요.
Q. 사장님께서 학생들을 정말 자식처럼 대해주고 계시네요. 자식같은 학생들에게 따뜻한 밥을 제공하는 것도 나눔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장님께서 자신있거나 추천하고 싶은 메뉴가 있으실까요?
A. 제가 추천하는 것보다 학생들이 많이 찾는 메뉴는 제육볶음이에요. 그리고 외국인 학생들은 매운 걸 좋아하지 않아서 설렁탕을 많이 찾더라고요.
Q. 사장님께서 생각하는 홍천식당만의 특별한 점 한 가지! 자랑스럽게 이야기 해주세요!
A. 특별한 건 아니지만 저희는 오시는 한 분 한 분 모두 가족처럼 여기면서 일을 했어요. 파는 음식은 물론이고, 나누는 음식도 내가 먹는 것과 똑같이, 내가 먹는 것처럼 해드렸어요. 모든 손님을 가족처럼 생각한다는 것이 하나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Q. 한결같이 손님을 가족처럼 대하시는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가톨릭대 학생들이 홍천식당의 특별함을 더 많이 알았으면 좋겠어요. 혹시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A. 저희가 전에 함바식당을 했었어요. 그러면서 학생들이나 교수님들이 많이 못 오시기도 했어요. 그리고 남편이 22년도에 사고가 크게 나서 3년 동안 대수술을 다섯 번을 했어요. 그러다 보니 가게 문을 자주 닫았고, 학생들이 홍천식당에 오려고 해도 문이 닫혀있는 날이 많았을 거예요. 그런 게 참 미안하고, 다시 가게 잘 열려 있을 테니까 학생들이 많이 찾아줬으면 좋겠습니다.
Q. 식당을 운영하시면서 가톨릭대학교와 학생들을 오랜 기간 지켜보셨을 텐데, 가톨릭대학교는 사장님께 어떤 의미가 있나요?
A. 우리 가족이 건강 문제나 힘든 일이 있었는데 가톨릭대학교로 인해, 또 학생들로 인해서 저희가 지금까지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가톨릭대학교가 ‘산’같아요. 높고, 든든하고, 지혜롭고, 사시사철 변하면서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그런 ‘산’같은 느낌이에요.
Q. 사장님의 ‘산’인 가톨릭대학교와 학생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A. 30년 넘게 가톨릭대학교 앞에서 장사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제 인생의 전부, 나의 전부예요. 그래서 학생들이 홍천식당을 생각하면 고향 같은 느낌이 들면 좋을 것 같아요.
Q.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 한마디 부탁드려요.
A. 사실은 장사를 그만두려고 했었어요. 가정에도 어려운 일이 생겨서 그만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학생들을 보면, 젊음이 느껴지고 기를 받는 느낌이 드는데 그런게 굉장히 큰 기쁨이거든요. 그런 소중한 경험을 포기할 수 없어서 조금 더 참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학생들 보면서 힘을 내고 열심히 장사 하려고 합니다.
서순복 사장님께서는 인터뷰를 하는 동안 교수님과 학생들, 그리고 가톨릭대학교에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반복하셨다. 취재를 나간 가대사랑에게 하나라도 더 해주시려는 모습에서 학생들을 자식처럼 생각하시며, 손님을 가족처럼 대하신다는 말이 몸소 느껴졌다. 어려운 일을 겪으셨음에도 감사한 마음을 잃지 않고 학생들을 위해 꾸준히 기부해 주시는 것이 존경스럽기도 했다. 끝으로 사장님의 변치 않는 마음과 인터뷰에 응해주심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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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대사랑 12기 국어국문학과 이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