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에 새로움을 불어넣다

양지수

오래된 것, 낡은 것, 재미없는 것, 전통문화에 대한 젊은이들의 고정관념이다. 이러한 박제된 고정관념을 깨고 전통문화를 재해석해 활기와 친근감을 불어넣는 일을 하는 동문이 있다. 한국민속촌 마케팅기획팀 양지수 동문은 전 세대가 어우러져 함께 즐기고 누릴 수 있는 창조적인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여 전통문화의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새로운 잇플레이스로 변신 중인 한국민속촌

100만 평이 넘는 한국민속촌은 우리의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돌아 볼 수 있는 살아 숨 쉬는 문화 공간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나이 든 세대를 위한 곳, 지루한 수학여행지, 외국인 관광객이나 영화, 드라마 팬들이 찾는 세트장이라는 편견이 뿌리내린 공간이 되었다. “불과 4~5년 전만 해도 사극드라마 협찬 장소로 더 많이 알려져 있었어요. 단순히 전통문화가 보존된 정적인 공간으로만 알려졌던거죠.” 하지만 최근 한국민속촌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변화의 시작은 4년 전 마케팅기획팀이 신설되면서부터다. 전통문화란 멈춰있는 것이 아닌 살아 움직이는 것임을 보여줄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가 이어졌고, 그 결과 가족단위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까지 아우르는 관람객들이 민속촌을 찾고 있다.

국사를 전공한 양지수 동문은 한국민속촌 마케팅기획팀에서 그 변화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우리의 젙오문화를 새롭게 만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것이 주된 업무다.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조선시대 인물들이 살아 움직이는 ‘웰컴투조선’, 우리 부모님 세대의 추억을 되살려 폭넓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추억의 그때 그 놀이’, 전통놀이 술래잡기를 재해석해 전통문화에 대한 2030세대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얼음땡’까지 다양한 세시풍습을 새롭게 경험하고 즐길 수 있게 만들고 있다.

“공채모집 공고를 보고 느낌이 딱 왔어요. 정말 해보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죠.” 1년 전,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던 취준생에게 다가온 예감이었다. 단순히 취업해야겠다며 써 온 수많은 지원서와는 달리 이번에는 진정성을 담아 즐거운 마음으로 지원서를 채워갔다. 한달간의 긴 채용과정이 있었지만 내 일이 될 거라는 묘한, 그렇지만 강한 믿음이 있었다. 입사 합격까지 취업상담 선생님과 교내 취업 컨설팅 프로그램이 큰 힘이 되었다. “취업 때문에 타 계열로 전과를 권하는 주변 사람들이 많았지만 하고 싶었던 전공을 선택해서 공부했던 것이 지금 제가 맡은 업무를 가장 잘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땀방울로 새로운 전통문화를 빚다

전통문화를 재해석해 현대인들이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문화행사로 만든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역사에 대한 탄탄한 지식은 기본, 사람들의 공감대를 얻을 신선한 아이디어는 필수다. 게다가 하나의 행사 안에는 체험, 공연, 전시, 캐릭터, 퍼레이드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포괄되어 있다. “ 행사 기획만이 아닌 준비, 실현하는 모든 과정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멀티플레이어가 돼야 하죠.” 때로는 크리에이티브한 기획자가 되어 프로그램을 창작하고, 때로는 감성적인 카피라이터가 되어야 한다. 카리스마 넘치는 공연감독이 되어 무대와 캐릭터들을 관리해야 하고, 감각 있는 공간연출자가 되어 현장을 연출하며 무대를 꾸며야 한다.

“정말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죠. 행사마다 느껴지는 책임감도 막중하고요. 하지만 참 매력 넘치는 일이죠.” 평일에는 행사기획을 준비하고 정리하고, 관람객이 많은 주말에는 현장에 나가 발로뛰며 행사 전체를 관리 감독한다. 사람들이 몰리는 행사 현장은 늘 긴장 상태다. 캐릭터들과 체험 스태프를 관리하면서 관람객들의 반응을 지켜보며 행사가 무사히 마무리될 때까지 방심은 금물이다. “물론 힘들죠. 하지만 제가 기획안 행사에 관람객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기운이 나요. 힘들게 준비한 만큼 관람객의 반응과 참여에 큰 보람을 느끼죠.”

 

전통과의 동반 성장을 꿈꾸다.

전통과 새로움의 공존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국민속촌의 이모저모를 알리고 SNS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개발된 SNS 캐릭터 ‘속촌 아씨’는 민속촌의 다양한 행사와 변화된 모습을 생기발랄하게 공유하며 젊은 층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색적인 경험을 좋아하는 젊은층을 위한 공연뿐만 아니라 재치 넘치는 캐릭터들을 곳곳에 투입해 현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최근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장사꾼 캐릭터의 ‘부채송’도 그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자이언 티 노래 <양화대교> 속 가사 ‘행복하자’를 ‘부채사자’로 각색한 것은 정말 신의 한수였죠. 관람객이 현장에서 다 함께 따라 부를 정도였으니까요.”

우리의 아름다운 의복인 한복에 대한 관심 유도를 위해 프로모션도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한복을 입은 관람객, 특히 젊은 층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변화를 보고 있으면 정말 저희 팀이 자랑스럽고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한류열풍으로 늘어나는 외국인들을 위한 전통문화 체험 행사들도 마련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대학에서의 배움을 토대로 외부전시 기획도 시도해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한국민속촌의 매력은 흰 도화지에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모든 것을 기획하고 실현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공간이라는 점이에요.

이제 1년 차, 아직 배워야 할 게 많은 사회초년생이다. 하지만 자신이 하는 일에 흥과 신념을 가지고 달려가고 있다. “제 역량을 키워가면서 관련 분야 공부도 더 해보고 싶고요. 지금 맡은 일에 전문성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 새로운 한국민속촌을 만드는 주역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