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심어 나눔을 수확하다

농락

왼쪽부터 최혜원(생명공학15), 진솔(의류15), 김해솔(생활과학부16),  배수빈(소비자주거15), 신주영(소비자주거14), 황지수(식품영양14), 홍수민(아동15)

 

농락의 텃밭을 찾아간 날은 이제 막 올해의 농사를 시작한 날이었다. 날이 풀리기를 기다려 땅을 고르고 밭고랑을 만들었다. 바르게 정리된 고랑에는 상추와 청경채 모종을 옮겨 심고 씨를 뿌려 촉촉하게 물을 주었다. 올해도 심은 농작물이 잘 자라기를 바라는 학생들의 이마에는 송골송골 땀이 맺혔다.

“컵 샐러드를 기다리는 학생들이 많아요. 날이 조금 더 따뜻해지면 방울토마토와 청경채 등 더 많은 작물을 심을 거예요.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부지런히 움직여야죠.” 회장인 홍수민 학생(아동학 15)의 손길이 더욱 바빠졌다.

 

학교에서 수확하는 건강한 먹거리

농사짓는 즐거움이란 뜻의 ‘농락(農樂)’은 2013년부터 꾸준히 활동 중인 교내 창업 동아리다. 중앙도서관 뒤편의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만날 수 있는 그들의 텃밭 다락(多樂)에서 농락은 무농약 유기농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대학생에겐 조금 생소하고 관심 밖의 영역인 농업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시작되었다는 농락. 비록 100여 제곱미터의 작은 텃밭이지만 직접 농사를 지으며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고 주변 환경과 사람들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농사짓는 게 하나하나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하는 일이잖아요. 흙의 상태며 비료를 어느 정도 줘야 하는지… 이런 정보들이 없으니 매번 직접 부딪쳐 보며 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렇게 공들여 작물을 수확해보며 체력적으로는 매우 힘들지만 가치 있는 일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이들의 노력으로 재배된 작물은 상품으로 판매된다. 특히 컵 샐러드는 농락의 대표 인기상품이다. 또한, 재배 작물을 교내·외 쌈 채소를 사용하는 식당에 판매하거나 주민들이 텃밭에 놀러 와 직접 사가기도 한다. 로컬푸드 활성화를 위한 농락의 대표 활동이다. “우리가 판매하는 컵 샐러드를 구매하는 학생들도 자연스럽게 친환경 운동에 동참한 셈이에요. 그래서 더욱 의미가 있고 꾸준히 유지해나가야 할 활동이라 생각합니다.” 농락은 이 외에도 그린캠퍼스 조성을 위해 컵홀더 수거, 이면지 활용 노트 제작, 벽화와 쓰레기 투기지역 화단 만들기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농사를 짓다 보니 자연스레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러한 관심이 다양한 활동들로 이어졌다. 이러한 활동을 인정받아 ‘경기도 에너지 비전 2030 실천 공동 선언식’에서 ‘그린캠퍼스 유공자’ 동아리 부분 경기도지사 상을 받기도 했다. 수상 이후 친구들과 학교의 관심, 다양한 언론매체로부터 인터뷰 요청도 늘었다. 이런 반응을 조금 더 즐기고 기뻐할 만도 한데 농락커들은 묵묵히 올해 농사를 시작하고 그린캠퍼스 활동을 기획한다. “물론 기뻐요. 저희의 활동을 인정받은 거니까요. 그런데 즐거운 마음 한편으로는 책임감이 더 커지는 것 같아요.” 이번 수상을 계기로 농락의 활동을 더 많이 알리고 함께 실천해 나갈 수 있어서 좋다는 학생들의 웃음이 봄날의 새싹만큼이나 싱그럽다.

 

농락, 나눔의 즐거움으로

농락은 농작물을 판매해 얻는 수익금 중 절반은 가대사랑 장학금으로, 나머지는 활동하고 있는 지역 아동센터나 봉사단체에 기부한다. “작년에는 수익금이 많지 않아서 적은 금액으로 큰 의미를 줄 수 있는 곳을 찾았어요. 마침 교내 까리따스 봉사단이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한다기에 그곳에 기부금을 냈죠.” 공강 시간과 주말 시간을 반납해가며 어렵게 번 금액을 기부금으로 내놓기가 아깝진 않았을까. “저희가 기른 작물로 얻어진 수익금이지만 다른 학생들의 참여가 있었기에 모인 금액이잖아요. 그래서 더욱 의미 있게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농락의 나눔은 수익금을 기부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2014년부터 IBK기업은행 나누미 봉사단으로 활동하며 지역 아동센터를 찾아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 격주로 센터를 방문해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고 센터의 부족한 손을 돕는 것은 물론, 농락의 성격에 맞게 센터 옥상에 텃밭을 조성하고 그곳에서 재배한 농작물로 새싹 비빔밥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또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친환경 교육이나 영양교육을 기획해 진행하고 있다. “아이들이 텃밭 가꾸는 걸 굉장히 재미있어해요. 직접 기른 채소라 평소 편식하던 아이도 애정을 갖고 먹죠.” 학생들과 아이들에게 바른 먹거리를 알리는 것이 농락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과 어려운 이웃을 돕는 마음마저 더해져 나누는 즐거움을 직접 실천하는 동아리로 거듭나고 있다. “작은 활동들이지만, 이런 활동들이 계속 이어지고 저희의 노력이 하나씩 모여서 사람들에게 의미 있게 다가가 학교와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